저커버그, 정용진, RM은 왜 바빠도 '미술관'에 갈까?

2025-08-29 19:12
 성공적인 사업가를 만드는 결정적인 요인은 무엇일까? 뛰어난 업무 능력, 인재를 아우르는 리더십, 그리고 하늘이 돕는 운. 이 모든 것을 갖추더라도 성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세상을 바꾸는 혁신을 이끄는 글로벌 리더들에게는 한 가지 공통점이 더 있다. 바로 '남들과 다르게 보는 눈', 즉 아무도 보지 못한 미래를 읽고 새로운 판을 짜는 통찰력이다.

 

신간 <왜 성공한 리더들은 아무리 바빠도 미술관에 가는가>는 바로 이 '통찰력'을 기르는 비법이 미술관에 있다고 말한다. 도쿄예술대학교 명예교수이자 세계적인 미술 전문가인 저자 아키모토 유지는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부터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 BTS의 RM에 이르기까지, 분야를 막론한 최고의 리더들이 왜 바쁜 시간을 쪼개 미술관을 찾는지 그 이유를 명쾌하게 분석한다.

 

그들이 미술관에 가는 것은 단순한 여가 활동이나 교양 쌓기를 위함이 아니다. 특히 현대미술이 던지는 낯설고 때로는 불쾌하기까지 한 질문들 속에서 혁신적인 사고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서다. 저자는 "비즈니스의 세계가 숫자와 데이터, 즉 '보이는 것'을 중심으로 움직인다면, 미술 작품은 리더에게 '보이지 않는 것'을 사유하게 만든다"고 강조한다. 논리와 이성만으로는 포착할 수 없는 시대의 흐름과 인간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게 함으로써, 평소 잊고 지냈던 자기 성찰의 시간과 직관력을 되찾게 해준다는 것이다.

 


실제로 현대미술의 역사는 기존의 상식을 파괴하고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는 과정 그 자체였다. 마르셀 뒤샹이 남성용 소변기에 '<샘>'이라는 제목을 붙여 출품했을 때, 세상은 '아름다운 회화'만이 미술이라는 고정관념에 큰 충격을 받았다. 저자는 바로 이 '충격'이야말로 리더에게 가장 필요한 '발상의 전환' 훈련이라고 말한다. 익숙한 사고의 틀을 깨고, 세상을 완전히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는 연습이 된다는 의미다. 이는 "모든 어린이는 예술가다. 문제는 어른이 되어서도 예술가로 남아있을 수 있느냐다"라고 한 파블로 피카소의 말과도 일맥상통한다. 미술 감상은 상식의 틀을 잠시 내려놓고, 어린아이와 같은 순수한 창의성을 이끌어내는 과정인 셈이다.

 

또한, 저자는 리더를 '광산의 카나리아'에 비유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유독가스를 먼저 감지해 광부들의 생명을 구하는 카나리아처럼, 리더는 다가오는 변화의 미세한 조짐을 가장 먼저 읽어내 조직의 생존을 이끌어야 한다는 것이다. 미술관은 바로 이 예민한 '촉각'을 단련하는 최고의 훈련장이다. 작품이 던지는 '왜?'라는 질문은 일상 업무에 파묻혀 놓치고 있던 근본적인 생각들을 일깨우고, 기업이 나아갈 방향을 새롭게 설정하는 결정적 계기를 마련해준다.

 

결국 이 책은 단순한 미술 해설서가 아니다. 데이터와 성과에 매몰된 리더가 예술을 통해 감각의 근육을 회복하고, 정답을 찾는 대신 '자기만의 질문'을 던지는 힘을 기르도록 돕는 고도의 리더십 전략서다. 리더십의 본질은 모든 답을 아는 것이 아니라, 시대가 원하는 새로운 질문을 발견하는 능력에 있음을 이 책은 역설하고 있다.